-Zalo의 성공 비결은? 소비자의 니즈 파악에 충실

-빠른 경제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인만큼 트렌드에 민감해야 

베트남 사람들은 어떤 메신저 어플을 사용할까요? 베트남 인구의 80%가 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 어플이 있으니, 바로 Zalo입니다. 한국에서 카카오톡을 쓰지 않으면 대부분의 의사소통이 어려워지듯, 베트남에서는 Zalo 없이 사람들과 교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Zalo가 출시되기 전 베트남 메신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던 것은 카카오톡과 라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카카오톡과 라인의 현지 이용자는 각 사마다 100만 명에 육박하여 당시 이용자가 70만 명이었던 Zalo보다 우세했습니다. 어떻게 후발대로 출시되었던 Zalo가 카카오톡과 라인을 제치고 국민 메신저 어플로 등극할 수 있었을까요? 오늘은 그 이유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벼움으로 승부한다!

이미 고사양의 스마트폰이 보편화 되었던 한국과 달리 2010년대 초반 베트남의 통신인프라는 매우 열악했습니다. 속도가 느렸고, 데이터요금도 저렴하지 않았으며, 3G 서비스 가입자 중에서 4G 호환이 가능한 단말기 사용자의 비율은 5%에 불과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톡처럼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무거운 프로그램은 오히려 사용에 장애와 불편을 낳게 되었습니다. Zalo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어려움을 캐치하고 ‘가볍고 단순한 메신저’에서 출발했습니다. 무료메시지와 무료통화라는 메시지앱의 핵심서비스만 구동시켜 용량이 작고 부담 없는 사용 환경을 구축한 것입니다. 

문자, 타이핑 보다는 음성으로!

24자로 이루어져있어 타이핑이 간편한 한글과 달리 베트남의 언어는 스마트폰 키보드로 자유롭게 다루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6개의 성조를 가진 문자를 타이핑하는 게 쉽지 않다 보니 ‘보이스 메시지’ 기능을 선호하는데요, 이것은 중국인들이 위챗을 사용할 때 타이핑보다 음성메시지를 선호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타이핑 사용자 위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음성메시지 기능이 약했습니다. 이것은 음성 메시지 기능에 좀 더 강점을 두고 메신저를 제작했던 Zalo와 대비되는 부분이었고,  이런 디테일들이 점차 격차를 일으켰습니다.

애국 마케팅이 효과적인 베트남

베트남은 현재 ‘애국 마케팅’이 굉장히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경제 발전과 함께 자국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국가주의와 일부 겹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것은 닐슨이 실행한 베트남 브랜드 평가 순위의 변화를 보면 더욱 확연히 드러납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베트남인이 꼽은 최고의 브랜드는 삼성이었지만, 현재 순위는 1,2위를 자국 기업이 차지하고 삼성은 3위로 밀려난 실정입니다. 점차 국내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Zalo를 개발한 VNG 역시 베트남인들에 의해 개발된 순수 베트남 앱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친숙한 토종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베트남 유명인사를 동원한 TV광고, 소셜미디어 바이럴 등 끊임없이 사람들 사이에 화제가 되도록 만들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였습니다.

그리하여 2014년 Zalo는 1000만명의 이용자를 돌파했고, 2017년에는 인구의 80%에 해당하는 8000만명의 사용자를 거느린 베트남 1등 앱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이는 페이스북보다 많은 이용자 수를 기록한 일입니다.

메신저 그 이상을 노린다!

베트남의 국민 메신저로 성장한 Zalo는 이제 어플 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Zalo페이, Zalo숍, 티켓예약서비스, 온라인 기프트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이 Zalo 안에 추가되면서 단순한 메신저를 넘어 강력한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카카오톡이 밟아 오던 수순과 비슷하지만, 런칭 초반과 달리 현재는 통신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부담없이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Zalo는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기업부터 개인 채널을 운영하는 소규모 판매자까지 Zalo는 이들의 홍보 마케팅이 수월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광고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판매자가 연령, 성별, 지리적 위치 등에 따라 기준을 설정하면 Zalo는 적절한 타겟층을 분석하여 잠재 고객들의 어플 화면에 판매자의 광고 캠페인이 뜨도록 제안하는 기능을 넣었습니다.

좀 더 광범위한 광고효과를 위해서 판매자들은 친구 목록을 활발히 업데이트하고, 자신의 홈페이지 내에서도 Zalo 의 광고 서비스를 홍보합니다. 이것은 판매자와 Zalo, 그리고 소비를 원하는 잠재 고객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광고 배너가 최소화된 카카오톡과 달리 Zalo가 개인 인플루언서의 광고까지도 어플 내에서 홍보할 수 있는 것은 광고 마케팅에 크게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베트남 사람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베트남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또한 높은 경제 성장률과 함께 소비자들의 소비패턴도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Zalo의 성공과 카카오톡의 실패는 소비자의 니즈 변화를 인지하고 때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만이 성장 가도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순발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