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 파워가 강한 베트남

-여성에 이어 남성 소비자도 코스메틱 시장에 반응하기 시작해

베트남 소비 시장의 큰 손은 어디일까요? 바로 베트남 총 인구의 약 47%를 차지하고 있는 MZ세대입니다! 베트남 MZ세대는 1986년 시작된 도이머이 개혁·개방 정책의 영향을 받아 적극적으로 외국 문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세대로서,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밀레니얼(M)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후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단어입니다.이들은 경제 주도권을 가지고 주요 소비층으로 성장했으며, 현재는 베트남의 전반적인 소비 문화를 바꾸어놓고 있습니다. 오늘은 베트남 MZ세대를 성별·세대별로 좀 더 자세히 분석하고, 수출 시 한국 코스메틱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MZ세대와 베트남 MZ세대의 차이

한국의 MZ세대와 베트남의 MZ세대에 결정적 차이점이 있다면, 2030의 영향력입니다. 한국 역시 트렌드를 주도하는 건 2030이지만, 백화점의 큰 손은 3040대 여성이 차지하는 등 아직 윗 세대에 비해 20대의 소비 파워가 약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베트남의 경우 백화점 2030 고객의 비율이 전체 고객의 72%에 달하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베트남의 경제 성장이 1990년대 부터 급속도로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과 관계가 있는데요, 베트남은 80년대 후반 까지도 식량 부족으로 쌀을 수입해 먹어야 할 정도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베트남의 80년대 생은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50~60년대 생)와 비슷한 성향을 띕니다. 전쟁 직후의 평화와 안정 속에서 태어났지만 열악했던 유년 환경 탓에 근검절약하는 소비 습관을 가지고 있고, 대신 자녀에게 헌신적인 경향이 있어 양육비와 교육비에 힘을 쏟는 것이죠.

반면 한국의 80년대 생은 경제 호황기에 태어나 여유로운 환경에서 당시 급부상한 첨단 IT 기술(PC게임 등)을 즐기고 아이돌 팬덤 문화를 주도하는 등 대중 문화의 트렌드를 이끌어 왔습니다. 또한 빚을 내서라도 집을 마련하는 ‘영끌’ 세대로서 경제 실정 파악에도 매우 밝은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베트남의 경제 호황기에 태어난 베트남 MZ세대(90~00년대 생)들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일하면서 FLEX하자!

베트남 MZ세대는 이른 나이에 경제 활동을 시작합니다. 베트남 경제활동인구 중 51.3%은 25세 미만으로, 한국 신입 사원의 평균 연령이 27세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이른 나이입니다. 최근에는 고학력자 선호 현상이 생기면서 취업 연령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타 선진국보다 경제적 독립을 빨리 이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력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높아진 것은 소비력입니다. 경제적 풍요 속에 자란 MZ세대는 부모 세대와 달리 자신을 위한 지출에 적극적인 성향을 띕니다. 

베트남의 우먼 파워를 주목하라

MZ세대 중에서도 특히 여성들의 소비가 베트남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당합니다. 베트남은 15~64세 여성 경제활동비율이 79%에 다다르는 나라로, 여성 노동참여율이 세계 최고 수준에 다다릅니다. 또한 도전적인 성향이 강해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최근 조사 결과에서 베트남 남성 사업가와 여성 사업가의 비율은 1:1.14로 여성이 좀 더 우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상당히 이례적인 수치로, 경제 활동을 진취적으로 해내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도 대중 문화 소비는 여성 위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우먼 파워가 센 베트남은 여성들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처: Google Vietnam

최근에는 베트남 내에서 ‘신(新) 여성’을 뜻하는 새로운 용어도 등장했습니다. ‘푸느떤떠이(Phụ nữ tân thời)’라고 불리는 이들은 베트남 주요 은행이나 항공사, 외국계 대기업에 다년간 근무하며 대졸 초임 평균 2배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여성 엘리트 계층입니다. 신여성들은 여성 인구 비율의 10%에 불과하지만 구매력은 다른 세대에 비해 압도적이며, 그 파급력 조차 남다릅니다. 이들의 소비습관은 SNS을 비롯한 각종 매체를 통해 전파되어 베트남 여성들의 전반적인 소비를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신여성들이 SNS에 맛집이나 이색 카페를 소개하면 순식간에 해당 식당이 유명 장소의 반열에 오르거나, 그들이 사용하는 메이크업 제품과 착용하는 옷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K팝, K뷰티 등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것 역시 신여성들이라는 것입니다. 글로벌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한국의 최신 콘텐츠를 체험하고,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전파합니다. 이것은 K-컨텐츠로의 끊임없는 유입과 콘텐츠 재생산을 만들어냅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체험 마케팅

SNS를 통해 한류를 접한 MZ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국한되지 않고 직접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키워드는 ‘이색적인 공간 체험’과 ‘SNS 핫플레이스’입니다. 오프라인 체험과 SNS 온라인 활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고 싶은 것이죠! 이러한 MZ세대의 니즈에 맞춰 마케팅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복합적인 방식으로 진화했습니다.

출처: Kenh14.vn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의 모습을 하노이에 그대로 재현한 ‘서울 메이드 스트리트’는 베트남 MZ세대 사이에서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명소로 떠올랐습니다.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강남역·홍대입구 등 한국 번화가 거리를 그대로 재현한 이 장소는 곳곳에 K-푸드와 K-뷰티 매장을 배치하여 체험객들의 매장 방문을 유도합니다. 마치 실제로 한국에 온듯한 대리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제품을 소비하도록 만드는 것이죠. 이것은 가상 공간(메타버스)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의 일종으로, 코로나 19로 인해 한국 여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베트남 MZ세대의 큰 호응을 불러왔습니다. 

출처: RECACY CAFE

공간 체험을 통한 마케팅의 또 다른 예시로 한국 골목 카페(Ragacy Cafe)가 있습니다. 전통 한옥 형태의 대문과 돌담장이 돋보이는 이곳은 서호(Ho Tay) 인근에 위치했으며, 이색적인 공간에서 추억을 남기기 위해 걸음하는 MZ세대들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카페 음료의 가격은 3.5천 ~ 80천 VND(한화로 약 1.8천원 ~ 4천원) 수준으로 현지 카페에 비해 다소 높은 가격이나, 한국이 가진 브랜드 파워와 함께 아름다운 포토존, 일명 ‘SNS용 카페’라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성 화장품 시장이 뜬다!

이번엔 뷰티 시장으로 가볼까요? 베트남 화장품의 주요 소비자층 역시 MZ세대이기 때문에, 뷰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주목해서 봐야할 것은 남성 그루밍 시장의 성장입니다. 최근 대도시를 중심으로 자기 관리에 관심을 갖는 MZ세대 남성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향은 한류 등 외국 대중문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미디어를 통해 외국 스타들을 접하며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죠. 글로벌 리서치 기관 유로모니터는 베트남 남성 그루밍 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9% 성장하여 3억 3950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남성 그루밍 시장의 마케팅 포인트는 미니멀리즘과 심플리시티입니다. MZ세대 남성들은 지나치게 남성미를 강조하는 제품보다는 깔끔한 패키지를 바탕으로 남녀 모두가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중성적인 제품을 더 선호한다고 합니다. 선호 품목 역시 여성과는 구별됩니다. 색조와 베이스 제품보다는 스킨케어, 자외선 차단제, 데오도란트 같은 필수 관리 제품 위주로 판매가 진행되며, 스킨케어 중에서는 피부 트러블 진정 효과가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화장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기 시작하면서 성별에 관계없이 색조 메이크업에 도전하는 남성들도 늘고 있어, 앞으로 남성 그루밍 시장의 가능성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렇다면 남성 화장품으로는 어떤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을까요? 얼마전까지만해도 니베아, 뉴트로지나, 가르니에, X-멘 같이 필수 관리용 제품을 파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끝내놓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K팝과 K뷰티의 상승세로 한국 수입 시장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특히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한국의 수입액은 40.5%나 증가했고, 2위 국가를 크게 앞지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베트남 시장 진출을 고려하실때, 주요 소비층인 베트남 MZ세대를 파악하는 것은 필수로 여겨집니다. 여성 소비자의 영향력 증가와 남성 그루밍 시장의 성장 외에도 베트남은 글로벌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가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SNS를 위주로 형성되는 최신 트렌드들을 두루 파악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 꾼미디어는 베트남으로 수출을 희망하는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현지화에 필요한 맞춤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출 의향이 있거나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라면 언제든지 상담을 도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