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진출한 한국 레깅스 시장

-레깅스 시장의 블루오션이 될 가능성이 있는 베트남

일과 휴식 사이, 레깅스

레깅스 유행은 어디서부터 출발했을까요? 놀랍게도, 코로나19 사태에서 시작된 나비효과였습니다. 팬데믹의 장기화로 외출이 줄어들고 재택 근무가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원마일웨어’를 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마일웨어는 ‘집에서부터 반경 1마일(1.6km) 내 입을 수 있는 옷’을 뜻하는데요,  이것은 패션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편안한 옷을 찾는 젊은 소비자층의 니즈가 반영된 패션 트렌드입니다. 레깅스 역시 원마일웨어 중 하나로서 서서히 트렌드로 자리잡기 시작했고, 그중에서도 일(work)과 휴식(leisure)의 경계가 허물어진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윅슬레저 레깅스’는 입고 벗기가 수월하며 Y존과 다리 라인이 과하게 부각하지 않는 핏으로 2030 여성들의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레깅스 시장의 승자는?

출처: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그렇다면 어느 레깅스 브랜드가 인기가 많을까요? 현재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레깅스 시장이지만, 삼성물산이나 BYC같은 국내 패션대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고 합니다. 대신 주목받고 있는 것은 레깅스에 특화된 강소 기업들입니다. 대기업들이 치고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확연한 가격 차이와 ‘에슬레저’를 강조한 전문성에 있습니다. 특히 레깅스 주 소비자층은 젊은 MZ세대이기 때문에 브랜드보다는 전문성 있고 가격도 저렴한 에슬레저 브랜드들에 더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려면, 아시안 핏!

출처: 안다르

몇 년전까지만 해도 레깅스는 글로벌 스포츠브랜드 위주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외 유명 브랜드의 레깅스는 대부분 서구적인 체형이 맞추어 제작되었기에 아시안 여성들이 착용하기엔 불편한 점들이 많았습니다. 젝시믹스는 이러한 단점을 개선한 ‘최적의 아시안핏’을 개발하기 위해 요가복을 직업복으로 착용하는 국내 필라테스·요가 강사들의 의견을 반영한 레깅스를 개발했습니다. 이렇게 전문 강사들 위주로 후기가 쌓이며 ‘전문가가 선택한 요가복’이라는 인식이 생기자 가볍게 운동을 즐기는 일반인들까지 젝시믹스를 찾게 되었고, 국내 레깅스 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광고에도 사업 이념이 필요하다

 출처: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젝시믹스의 전략은 광고 마케팅까지 이어졌습니다. 주 경쟁사인 안다르가 신세경, ITZY, 소이현 등 운동보다는 아름다운 연예인 모델을 선택한 것과 다르게 제시믹스는 김종국, 제시 등 운동을 열심히 하는 건강한 이미지의 모델을 택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한 SNS 마케팅에서도 안다르는 유명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협찬 광고를 진행했지만,젝시믹스는 요가·필라테스 강사들을 중심으로 후기를 작성하는 ‘참여형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 그리하여 젝시믹스 관련 게시물은 상대적으로 직접적 광고보다도 실 사용 후기 게시물이 많이 차지하게 되었고, 이러한 경험 위주의 홍보는 운동을 즐기는 레깅스 주 사용자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게 되었습니다. 즉, 젝시믹스는 사업 이념과 일관적으로 이어지는 광고 마케팅으로 소비자에게 신뢰도를 얻은 것입니다.

일본에 이어 중국으로, K-레깅스

출처: 헤럴드경제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한 젝시믹스는 해외로 눈을 돌렸습니다. 젝시믹스가 먼저 공략한 것은 바로 일본이었는데요, 일본 레깅스 시장은 세계 2위에 다다를만큼 규모가 큰 시장인데다가 한국과 마찬가지로 홈트 열풍이 불며 레깅스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던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일본 내에서 한국산 필수 소비재와 한국 패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젝시믹스가 일본 레깅스 시장에 수월히 진출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으로 보입니다. 젝시믹스는 2020년 8월 라쿠텐에 입점한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잡고 있으며, 올해 3월에는 라쿠텐 ‘요가·필라테스웨어’부문에서 판매순위 1위에 올랐습니다.

출처: 한국섬유신문

일본 외에도 미국,중국,홍콩 등 해외 총판에 주력하기 시작한 젝시믹스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것은 중국산 저가 레깅스들과 경쟁하지 않고 뛰어난 품질과 착용감, 디자인이 탁월한 K-레깅스로 승부한다는 전략입니다. 작년 초 83억원 규모의 중국 수출 계약을 따낸 젝시믹스는 티몰·징동닷컴 등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올해는 온라인몰 위주의 판매를 넘어 틱톡, 위챗 등 채널을 확대하고 라이브 방송을 통해 MZ세대를 사로잡을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전망은 더욱 밝아보입니다!

베트남이 블루오션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베트남 레깅스 시장은 어떠할까요?베트남은 운동 및 패션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스포츠 의류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시장 규모가 늘어나며 베트남 레깅스 시장에 진출하는 글로벌 기업 역시 많아졌지만, 아직 크게 존재감을 자랑하는 곳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브랜드의 모조품이 활발히 유통되고 있는 상황과 저렴한 非 브랜드 제품의 강세 때문인 것으로 보이지만, 더 근원적인 이유를 따지자면 ‘레깅스를 프리미엄 가격으로 주고 살 이유가 없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베트남에서 레깅스는 운동용으로 나온 저렴한 기능복이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강합니다. 때문에 ‘아시안 여성에 특화된 핏’의 중요성과 일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는 ‘윅슬레저 레깅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케팅 방식입니다. 젝시믹스가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사업 이념과 마케팅 전략으로 우위를 차지하게 된 것처럼, 트렌드 시장 공략에는 ‘디테일’의 싸움이 중요합니다. 베트남 역시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며 ‘프리미엄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저가 시장과 대비되는 K-레깅스 만의 차별점 위주로 제품을 홍보한다면 베트남 레깅스 시장 역시 하나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씩 코로나 유행이 사그라들고 있는 현재이지만, 편안함에 스타일을 더한 ‘원마일웨어’ 트렌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패션업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레깅스 역시 반짝하는 유행을 넘어 꾸준한 스테디 상품이 되어가고 있고, 이에 따라 한국 레깅스 시장 규모는 일본 시장의 파이를 차지하며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앞으로 한국 레깅스 시장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요? 모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