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과자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한 오리온 

-수출 시장에 효과적인 현지화 전략은?

한국을 대표하는 과자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여러 과자가 떠오르지만, 파이류 중에 대표를 꼽으라면 뭐라해도 초코파이죠! 하지만 한국인의 情이 한국에서만 통하는게 아니라는 사실, 다들 알고 계셨나요? 

오리온 ‘초코파이 정(情)’은 지난 해 전 세계 매출이 5000억원이 돌파할 만큼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스낵입니다. 특히 베트남에서만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초코파이는 베트남의 국민 간식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오리온은 초코파이 성공을 시작으로 베트남 문화에 맞춘 신제품을 계속 출시하며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제품 하나의 성공에서 그치지 않고 브랜드 자체를 베트남 과자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킨 오리온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요? 함께 알아보도록 합시다 :)

당신이 아는 초코파이가 아니다

출처: orion.vn

전 세계에서 사랑받은 초코파이! 사실 나라마다 맛도 가지각색이라는 사실 아시나요? 기본 레시피는 동일하지만 나라별로 26가지 원료의 배합하는 비율을 다르게 한다고 하는데요, 이유는 각 나라마다 선호하는 식감이 있고 기후에 맞는 유통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춥고 건조한 기후에 사는 러시아 사람들은 부드럽게 녹는 식감을 좋아하기 때문에 수분량이 높은 촉촉한 초코파이가 판매되고, 고온 다습한 지방의 베트남 사람들은 손에 묻어나지 않은 단단한 식감을 선호해 초코파이의 수분을 13%로 조절하고 있습니다. 수분을 적게 하는 것은 유통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함도 있습니다. 베트남에 유통되는 초코파이는 습한 기후에도 불구하고 방부제나 알코올 없이 6개월 동안 품질과 맛이 보장된다고 합니다.

해외 영업, 발로 뛴다!

각 나라의 취향에 맞게 맛을 변형하는 건 현지화 전략의 기본 아니냐구요? 오리온은 여기서 더 나아가 유통 과정부터 현지에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오리온이 한창 해외 진출하던 시기인 2000년대의 베트남은 유통 구조가 그리 체계화되어 있지 못했습니다. 지역별로 가격 정책이 다른데다 단말기나 바코드 없이 현금 직거래만이 가능한 재래식 가게들이 소매유통점의 95%를 차지하고 있었죠. 이때 오리온은 직접 발로 뛰며 동네 슈퍼 점주들을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문 금액이 크고 편리한 대리상 영업을 포기하고 소매유통점을 상대로 직접 영업을 하는 건 기업 입장에서는 굉장히 비효율적인 일이었지만, 오리온은 당장의 효율성이 아닌 장기적인 미래를 그려 보았습니다. 아날로그식으로 운영되던 시장 정서에 맞게 움직이며 점주들의 신뢰를 얻은 것이 유통 시장을 확실히 장악할 수 있었던 비결이 된 셈입니다.

한국에 情이 있다면, 베트남에는 Tinh이 있다!

출처: shopee

그리고 초코파이의 전매 특허이죠,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 역시 빠지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정(情)’이라는 감정적 요소로 초코파이를 광고했던 오리온은 베트남 사람들에게도 ‘Tinh(띵)’이라는 상징어와 함께 초코파이를 선보였습니다. “자발적인 사랑으로 서로를 믿고 이해하며 마음이 통하는 인간관계”를 뜻하는 ‘Tinh’는 친근하고 공감가는 이미지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TV 광고 역시 할아버지의 사랑이나 남매간의 우애를 주제로 삼아 베트남 사람의 고유 가치와 인간 내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였는데요, 당시 베트남 사람들은 인기 연예인을 등용하거나 해외 광고를 그대로 방영하는 외국계 기업의 광고 방식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오리온의 홍보 전략에 더욱 호응하였습니다.

감자로 정을 나눠요

출처: vnexpress

하지만 말뿐인 마케팅만으로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완전히 움직일 수 없겠죠? 오리온은 Tinh의 정서를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2016년부터 시작해 6년째 이어지고 있는 ‘고향감자 지원 프로젝트’는 베트남 감자농가의 소득 증대를 위해 농기계, 연구시설 등을 기증하는 오리온의 사회공헌 활동입니다. 오리온은 현지 환경에 맞는 우수한 품종의 감자를 얻어 감자 스낵을 생산할 수 있으니 좋고, 현지 농가는 소득 증대 효과와 함께 근로 시간까지 단축할 수 있으니 서로 WIN-WIN할 수 있는 상생 프로젝트인 것이죠! 오리온은 앞으로도 현지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활동들을 추진해 오리온만의 따뜻한 정(政)문화를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전파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득에 따라 달라지는 과자 종류

그렇다면 오리온이 베트남에 수출하는 감자 스낵은 무엇일까요? 바로 우리에게 굉장히 친숙한 이름인 ‘포카칩’입니다. 포카칩은 베트남에서 O’star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으며, 생감자 스낵부문에서 점유율 36% 라는 수치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사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짭쪼름한 스낵류는 베트남에서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당시 베트남에서 과자는 간단한 한끼 대용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파이나 커스타드류 같이 포만감이 높은 과자를 선호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고 경제가 발전하면서 식사 대용의 파이 과자보다는 먹어도 딱히 배가 부르지 않고 심심할 때 바삭하게 씹어먹을 수 있는 스낵류가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선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으로 경제 발전에 따라 과자의 소비 형태가 달라진다는 것을 파악한 오리온은 감자 스낵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스낵류가 인기를 끌기 훨씬 전인 수출 초기부터 파이와 스낵으로 영업 사원을 나누어 인력을 운영했다고 하니, 과감하면서도 빠른 판단력이 돋보이는 대목이죠? 이렇듯 현지의 블루오션 시장을 빠르게 캐치하려면 경제적 요인과 시대적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오리온

출처: BeeCost

최근 들어 오리온에는 초코파이의 신화를 이어받을 과자도 등장했다고 하는데요, 바로 쌀과자 ‘안(An)’입니다! 출시와 동시에 현지 쌀과자 시장 2위에 올랐던 안(An)은 누적 매출 600억을 돌파, 초코파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핫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안(An)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요? 바로 쌀과 해물의 조합입니다. 베트남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인데다 해산물을 선호하는 입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리온은 친숙하면서도 현지 입맛에 딱 맞는 과자를 만들기 위해 김맛, 가쓰오부시맛 등의 쌀과자를 선보여 소비자를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최근 복고(레트로)문화와 건강과 영양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생겨나면서 쌀을 주원료로 하는 제품과 굽는 제조 공법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점도 안(An)의 매출 성장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초코파이의 변신은 무죄! Z세대를 겨냥하다

출처: orion.vn

오리온은 최대 인기 상품인 초코파이에도 꾸준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다들 ‘파맛 첵스’라고 들어보셨죠? 이처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이색적인 조합을 통해 신선함과 재미를 강조한 펀(FUN)마케팅은 최근 스낵 시장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오리온 역시 현지인 성향에 맞춘 다양한 컨셉의 초코파이를 한정 메뉴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초코파이 복숭아맛’, ‘초코파이 수박맛’ 등 한 시즌에만 즐길 수 있는 한정판 초코파이가 베트남 Z세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합니다. SNS를 통한 경험 공유에 민감한 Z세대들은 과자를 섭취하는 행위까지 하나의 이색 문화와 놀이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오리온은 이를 적극 활용하여 앞으로도 현지 입맛에 맞는 다양한 맛과 색깔의 초코파이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미 오리온 초코파이는 베트남 파이 시장에서 7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신규 소비자를 유입시키고 장기적으로 다양한 연령층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리온의 베트남 진출 이야기 어떠셨나요? 현재 한국은 다양한 산업 분야가 성숙시장에 도달해 있어 해외 시장으로의 확장이 필수가 된 상황입니다. 이럴 때 오리온 제과의 성공적인 국제화 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에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다음 주에도 더욱 흥미롭고 유익한 마케팅 소식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